줄거리
국정원 경호요원 팀장 김수현은 일하는 와중에도 아름다운 약혼녀 장주연과 전화통화를 하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주연은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인적 없는 길가에서 견인차가 올 때까지 차 안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차된 그녀의 차량 옆을 지나던 노란 봉고차 1대가 그녀의 차 앞에 급정거하고 웬 남자가 차에서 내려 다가오더니, 넉살좋은 웃음을 하며 "차가 고장났냐"고 묻는다. 이어 주연이 한사코 거부하는데도 기어코 공구를 가지고 와 바퀴의 상태를 봐주었다. 알 수 없는 꺼림칙함을 느낀 주연은 이전에 수현이 일러 준 대로 "견인차를 기다릴 테니 그냥 가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러자 남자는 웃음만 지어보이고는 다시 봉고차에 탑승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봉고차는 움직임은 고사하고 불빛조차 켜지지 않았다.
주연이 슬슬 불안해 하려던 찰나, 난데없이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남자가 망치로 마구잡이로 차 유리를 깨부수기 시작했다. 놀란 주연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고 했지만, 남자가 운전석 유리까지 깨부수고 그녀에게로 손을 뻗는 데다, 조수석 쪽은 가드레일이 있어 차문이 아예 열리지도 않았다. 결국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망치로 머리를 여러 번 맞아 기절했고, 결국 남자에게 끌려가고 만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나체 상태로 비닐에 덮여있었고, 피투성이가 된 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아이를 가졌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남자는 가차없이 살아있는 그녀에게 칼을 휘둘러 살해하고 시신을 여러차례 내리쳐 사지까지 토막내 버렸다.
다음 날, 나뭇가지를 들고 저수지 풀숲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니던 한 남자아이가 검은 비닐봉지를 발견한다. 호기심에 봉지를 열어보고 안에 들어있던 걸 꺼냈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건 사람의 귀. 이날 저녁, 저수지 일대는 발칵 뒤집혀 경찰, 기자, 구급차, 거기에 마을 주민들까지 몰려오면서 떠들썩 해진다. 경찰들이 저수지 곳곳을 수색하고 있는 그때 강력반장으로 일하는 주연의 아버지이자 수현의 장인 장 반장이 무리를 헤치고 달려나왔고, 평소 그와 호형호제하던 오 반장이 "아직은 모르니 진정하라"고 말린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물 안에서 주연의 잘린 머리가 발견된다. 시신 수색에 투입된 의경 한 명이 물 속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는데, 옆에서 형사가 이를 뒤집어 보라고 시킨다. 의경이 들고 있던 나뭇가지로 그 물체를 뒤집자, 물 위로 떠오르면서 사람 머리의 형태가 드러난다. 형사는 모두에게 "머리 찾았습니다!"라고 외치고 의경은 그대로 뭍으로 뛰쳐 나가 구토를 한다. 한편 잘린 머리를 상자에 담아 기자들이 찍지 못하도록 몸싸움하며 허겁지겁 옮기던 경찰이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잘려진 머리가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뒤엉킨 채 더러운 논두렁을 구르고, 경찰은 머리를 다시 허겁지겁 주워서 상자에 담는다. 장 반장과 수현은 그 과정을 모두 목격한다. 시신을 대할 때의 조심성이나 경건함 등은 상실된 채 마치 물건처럼 상자로 쓸어담듯 주워담는 장면, 유해가 땅에 떨어지자마자 기자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그걸 촬영해댄다고 정신이 없는 장면, 그리고 그런 사태들을 모두 지켜본 수현의 모습은 잔인한 연출이 넘쳐나는 이 작품에서도 어쩌면 가장 충격적이고 잔인하게 보여지는 장면이다.
이후 주연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수현은 마음속으로 약혼녀를 살해한 범인에게 똑같이 되갚아주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보름 동안 휴가를 내고는 후배에게서 기발한 장비를 몰래 건네받는다. 바로 GPS 기능과 음성마이크가 탑재된 캡슐. 몸속 어딘가에 심어놓기만 하면 휴대폰으로 위치추적을 할 수 있으며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장 반장의 도움으로 총 4명의 용의자를 추려냈다.
첫번째 용의자 박한기는 방안에서 야동이나 보며 자위행위를 하고있는 폐인이었다. 그날도 그는 영상을 보며 흥분하고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 갑자기 모니터가 꺼져버렸다. 어리둥절한 그는 내린 팬티를 올려입고 짜증을 내며 의자에 묻은 정액을 닦고 방안 전기코드를 둘러보다가 뽑아버린 멀티탭 코드를 들고 서 있는 수현을 발견했다. 수현은 가차없이 손에 들고있던 코드의 전선으로 그를 후려쳐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을 졸라 순식간에 그를 제압해버린다. 이후 그를 플러그로 의자에 결박한 뒤, 주연이 납치당한 현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게 없냐"고 물었지만, 팬티바람으로 입까지 틀어막힌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만 흔들어댄다.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하자 수현은 잠시 방 밖을 나가더니 몽키스패너를 가져와 그의 성기를 서너번 내리찍는다.
그 다음 일은 오 반장이 어떤 병실에 찾아오면서 밝혀졌다. 문제의 용의자는 멍투성이로 환자복을 입고 누워있었고, 오 반장은 옆에 서 있던 부하 형사들에게 상황을 전해듣는다. 난데없이 119에 신고하여 그간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행을 자수한 것이다. 여기서 박한기 역시 수현이 찾는 진범이 아닐 뿐, 여중생 1명을 살해하고 1명의 시신을 유기한 흉악범임이 밝혀진다. 수현도 진작에 이것을 알고 박한기를 고자로 만든 것.
현장에 달려가봤더니 박한기는 이미 지금과 같은 몰골로 다 죽어가고 있었다. 오 반장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그는 "살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때 옆에 서있던 동료 형사 1명이 "어떤 놈이 이 자식 자지를 여러 번 내리찍은 것 같다"는 정확한 추측을 했지만, 당연히 오 반장은 "장난하지 말라"며 믿지 않았고, 다른 형사들 역시 낄낄거리며 웃기만 할 뿐 믿지 않았다. 오 반장은 침상에 누워 끙끙거리며 앓는 그에게 "야 임마! 너 자지 누가 그랬어?"라는 말을 던진다.
그러는 동안 수현은 배달을 하며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2번째 용의자 짱구를 쫓았다. 오토바이가 신호 대기를 하는 틈에 차로 오토바이 후미를 들이박아 오토바이에서 튕겨져 나가게 한 뒤, 저항하는 그를 제압하고 헬멧을 들춰 얼굴을 확인한 후 그의 얼굴을 수십 차례 때린다. 하지만 역시나 별다른 단서를 건지지 못했다.
한편, 문제의 노란 봉고차를 탄 남자는 야심한 밤, 인적이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여성을 발견하고는 "버스가 끊긴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가느냐"며 목적지를 물어본다. 여자가 "XX아파트 단지까지 간다"고 하자 "데려다 줄테니 차에 타라"고 했지만, 여자는 괜찮다고 거부한다. 하지만 남자가 계속 차에 타라고 강요하자, 여자는 결국 쭈뼛거리며 그의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런데 남자는 잘 가다 말고 난데없이 차를 세우고는, 뒷좌석에서 굵은 쇠파이프를 끄집어냈다. 그리고는 냉소적으로 돌변해 파이프를 보고 경악한 여성에게 "왜 이렇게 똥 씹은 얼굴을 하냐? 이런 거 처음 보느냐"고 묻다가 가차없이 여자의 머리를 수 차례 내려찍은 뒤, 졸도한 그녀 역시 자신의 아지트로 끌고 온다. 옷이 벗겨져 나체가 된 여자는 파이프에 머리를 맞은 충격 때문인지 외마디로 신음만을 내다, 이내 남자가 작동시킨 단두대에 의해 참수당한다. 이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침대에 앉아 기타를 친다.
수현은 3번째 용의자에겐 다소 평화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보험사 직원으로 위장해 용의자의 모친 집을 찾아가 "동명이인이 많아서 계약자가 맞는지 아닌지를 확인한다"는 핑계를 대며 그의 사진들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사진이 전부 용의자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청년기 시절에 촬영한 사진이라 용의자 파악에 난항을 겪을 뻔했다. 그러다가 용의자가 젊은 시절 바닷가에서 촬영한 사진을 유심히 살펴본 수현은, 이후 자신이 가져온 사진을 보여주며 두 사진 속 인물이 동일인물이란 걸 알아냈다.
수현은 용의자의 모친에게 "아드님이 사는 곳과 연락처를 알려주실 수 있느냐"고 묻지만 모친은 "연락처는 모르겠고 사는 곳은 양평인지, 청평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다가 "손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확답한다. 수현은 마당에서 만난 용의자의 아들에게 "아빠가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서 마침내 그의 집까지 오게 된다. 그의 방안을 살피던 수현은 칸마다 자물쇠가 걸려있는 서랍을 발견하고는 자물쇠를 딴 뒤, 서랍을 살펴본다. 안에는 피묻은 속옷들부터 신발, 지갑까지 각종 소지품들이 들어있었다. 이어 집 한켠에 숨겨진 그의 작업장까지 들어왔는데, 작업장의 하수구 안에서 피가 묻은 채로 버려져 있는 주연의 반지를 발견하고 그제서야 그가 범인임을 확신한다.
3번째 용의자의 이름은 장경철. 겉으로 보기에는 학원 차량 운전사 일을 하는 평범한 아저씨 같지만 사실은 납치, 폭행, 강간, 살인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다니는 연쇄살인마였다. 이전에 파이프로 여성을 폭행하고 단두대로 살해한 이도 바로 경철이었던 것이다. 그날 수업을 마친 여중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학원차량에 올라탔고, 인솔 차 나온 여교사가 아이들에게 "다른 데로 새지 말고 곧장 집으로 가라"고 전했다. 교사는 경철에게도 "아이들을 다른 곳에 내려주지 말라"고 했고, 경철은 알았다고 답하고는 출발했다. 출발하는 동안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은 핀볼 게임을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고, 앞좌석에서 운전을 하던 경철은 백미러로 아이들을 흘끗거렸다. 이때 승합차의 범퍼가 화면에 잡히는데 거기에는 위치추적기가 달려있었다.
잠시 후, 학원에는 경찰들이 들이닥쳐 "장경철이 어딨느냐"고 물었다. 선생들이 "기사님은 조금 전 수업을 끝낸 아이들을 태우고 갔다"고 하자, 그들은 "빨리 경철에게 전화를 걸라"고 한다. 이어 경철의 휴대폰으로 학원에서 전화가 걸려왔지만 경철은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아이들이 다 내리고 마지막에 남아있던 아이에게 강간을 할 궁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창문에 기대어 잠든 사이 봉고차는 경철의 아지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는 경철의 아지트 안 비닐하우스로 납치된다. 경철은 구덩이를 파고 손과 발이 묶인 아이를 그 안에 빠뜨린 뒤 추악한 손길을 뻗으며 아이를 유린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 장경철의 이름을 불러 멈췄다. 경철은 침입자를 찾기 위해 불을 켰는데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수현. 수현을 경찰이라고 생각한 그는 가소롭게 여기며 덤벼들었지만 국정원 팀장 요원인 수현에게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아 된통 두들겨 맞았다. 수현은 옆에 있던 돌덩어리를 이용해 곧바로 경철을 죽일수도 있었지만 곧 돌덩어리를 내려놓았고 그 돌덩어리에 경철의 왼쪽 손목을 올려놓고 밟아서 부러뜨린 뒤 초반에 후배에게서 건네받은 캡슐을 제산제와 함께 경철의 입속에 집어 넣는다. 경철에게 납치된 아이는 구덩이를 빠져 나와 탈출한다. 이 때 오른손잡이인 장경철의 왼쪽 손목만 부러뜨려서 그가 계속 범행을 저지르고 다닐 수 있게 놔두는데, 천천히 계속해서 괴롭히며 복수하기 위해 그런 듯 하다.
한참만에 자신이 판 구덩이 안에서 깨어난 경철은 고통스러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경철의 배 위에는 종이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경철이 이를 집어 안을 들여다 보니 만원 지폐로 40만원 상당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경철이 자의로 병원을 드나들며 회복을 하게 유도한 뒤, 그가 서서히 기력을 되찾는 즉시 그에게 상해를 입혀 다시 병원 신세를 지게 하려는 의도인듯 하다. 이를 본 경철은 "이거 완전 개싸이코네."라고 읊조리며 자신의 봉고차에서 칼과 모자, 그리고 코트를 챙겨입은 뒤, 아지트를 빠져나와 도로를 거닐던 중 마침 지나가던 택시를 잡았다. 이미 그 택시 안에는 다른 손님이 1명 더 있었지만 "늦은 시간인데다 차 다닐 시간도 지났다"며 뒷좌석에 앉아있던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경철도 함께 태웠다.
가는 길, 기사는 수다쟁이인지 쉴새없이 잡담을 늘어놓으며 떠들어댄다. 경철은 왠지 미심쩍은 이들의 태도에 택시 안을 둘러보는데, 자세히 보면 택시기사 등록증에 있는 사진과 운전자가 다르다. 즉, 운전자가 해당 택시의 택시기사가 아니었다. 이어 선바이저를 내려 거울로 뒷자리의 손님도 확인한다. 뒷좌석 손님으로 화면이 서서히 전환되는데, 손님은 이상하게도 등 뒤에 칼로 보이는 것을 숨기고 있다.
이윽고 경철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후 소리내어 웃는데, 기사가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냐"고 묻자 경철은 "아저씨들은 너무 운이 없는 것 같아."라고 말한다. 기사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천천히 단검을 뽑는 경철의 바지 주머니가 클로즈업 되더니 이내 경철이 단검으로 기사의 목을 찌른다. 이후, 칼을 숨기고 있던 손님이 경철을 공격하기 위해 앞좌석으로 몸을 뻗지만 되려 경철에게 수차례 칼에 찔린다. 경철은 두 사람을 단검으로 무참히 난자하고, 세 사람의 드잡이에 휘청이던 택시는 가드레일을 관통한 뒤 언덕 아래로 곤두박칠 쳐 나무에 충돌하고서야 멈춰선다.
한참 후, 이들을 모두 살해하고 차에서 내린 경철은, 피가 묻은 옷을 바꿔 입기 위해 쓸만한 물건을 물색한다. 그런데 트렁크를 열자 안에는 손목이 묶인 채 피칠갑을 한 남자의 시체가 들어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2인조 강도였고, 기사를 죽여 차를 훔친 다음 기사와 손님으로 위장해 표적을 찾으러 다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트렁크 안에 든 시신의 정체는 2인조 강도한테 살해당한 원래 택시기사였던 것. 하지만 그렇게 택시를 훔치고 나서 운좋게 얻어걸린 손님이, 하필이면 그들보다 더한 범죄자인 장경철이었던 것이다. 장경철은 택시기사의 시체를 바라보면서 "미친 새끼들"이라며 어처구니없어한다. 그들의 살인에 대해 어처구니없어하는 반응이 아닌, 자신보다 어설프게 살인을 저지른 강도들의 행위를 깔보면서 비웃는 반응에 가깝다.
이후 경철은 근처 계곡에서 물로 몸에 묻은 피를 씻은 다음, 트렁크 안에 있던 축구복으로 갈아입고, 죽은 두 강도와 기사의 시체는 계곡 아래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수현이 이들의 시체가 쌓인 계곡에 도착해 시체를 빤히 응시하는 모습이 나온다. 수현이 그(장경철)를 추적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
다음 날, 산 아래 읍내로 온 경철은 동네 의원을 발견하고 거기에 들린다. 전날 밤 수현이 자신의 왼쪽 손목을 골절시킨 것과 택시에서 혈전을 벌이다 나무에 충돌한 일 때문인지 얼굴에도 부상을 입은 경철은 마침 입고 있던 축구복을 빌미로 "축구를 하다 손목이 부러졌다."라며 의사에게 거짓말을 한다. 이에 의사는 "축구를 손목으로 하냐?"며 혀를 끌끌 찬 뒤, "다친 데는 곧 나을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경철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자리에 가만히 앉아 의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이를 본 의사는 "됐어, 그만 가 봐."라고 대꾸한다.
하지만 경철은 시종일관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의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왜 반말을 지껄이냐?"며 따지고, 싸대기나 죽빵을 날릴 의도였는지 의사의 안경을 강제로 벗기려다 간호사(한송이)가 들어오자 잠시 멈춘다. 의사에게 "하여간 늙은 것들은 아무한테나 반말을 찍찍거린단 말이야 확 아가리를 찢어버릴라… 조심하세요."라는 경고를 날린 뒤[8], 표적을 바꾸어 간호사에게 "몇 살이냐? 남자친구는 있냐?"는 등의 질문을 던진다. 꺼림칙함을 느낀 그녀는 자리를 떠나, 병실로 피한다. 그러다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자, 장경철이 휠체어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경철은 휠체어에서 일어서며 "얼마전에 어린 여자애(여중생)를 데리고 재미를 보려다 어떤 개또라이(수현) 때문에 일을 다 망쳤으니 너(간호사)는 좋게 가보자."며 웃옷을 벗으라고 강요했다.
간호사가 머뭇거리며 벗지 않자 옆에 있던 약장의 유리를 박살내며 빨리 벗으라고 위협했고, 그녀가 슬슬 시키는대로 겉옷부터 속옷까지 말끔히 벗자 경철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가 그녀를 잡고 추행하다 구강성교를 시킨다. 그런데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더니 소화기를 든 수현이 나타났고, 수현은 가차없이 소화기로 경철의 머리를 내리찍는다. 경철이 근처에 있던 수술용 메스를 집어들며 반항하지만, 수현은 그가 휘두르는 메스의 칼날을 맨손으로 잡은 뒤 그것을 세게 움켜 쥐어 구부러뜨리며 경철을 당황케 하고[9] 그 후 그를 수십 차례 때려 무력화시킨다. 수현이 경철을 폭행하는 사이 간호사는 옷을 챙겨입고 도망치려 했지만, 수현이 "응급조치를 해야하니 나가지 말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수현은 분노의 눈물을 한 방울 흘린다. 그리고 잠시 후 "난 네가 죽은 후에도 고통스러웠음 좋겠다."고 말하고 경철을 단두대에 매달아 놓은 후, 경철의 입에 밧줄을 넣어 재갈을 물리고 문에 연결해서, 문이 열려 재갈을 놓치면 단두대의 칼날이 내려오도록 손을 써두고 아지트를 나온다. 그 직후에 거리를 걸어 나가는 수현의 뒤로 택시가 1대 멀리서 오는데, 그 안에서 경철의 일가족이 내리고 경철의 아지트로 향한다. 수현이 미리 연락을 해놓았던 것이다.
수현이 떠나고 가족들은 경철의 은신처로 향하는 도중 홀로 남은 경철은 으르렁거리며 “야 이 개자식아! 나는 꼭 산다!!!”고 외치며, 입에 물려져 있는 재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마침 입구로 도착한 가족들은 영문도 모른채 그저 경철이 안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문을 열려 한다. 경철은 "제발 문을 열지 말고 돌아가라"고 울부짖지만 입에 재갈이 물려져 있는 상태라 괴상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고, 결국 가족들이 문을 열며 재갈을 놓친 경철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단두대에 참수당한다.
도청 캡슐로 경철의 가족들이 오열하는 소리까지 모두 들은 수현은 이어폰을 뺀 후, 경철에게 최고의 복수를 하고 약혼녀의 원수를 갚았다는 후련함의 웃음과,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잃고 결국 자신 또한 악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악마가 되어버렸다는 슬픔의 울음이 뒤섞인,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남긴 채 비틀거리며 새벽거리를 걸어가는 것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명대사
나는 너가 죽은 후에도 고통스러웠으면 좋겠어...
넌 나한테 가져갈게 아무것도 없어, 넌 나한테 진거야.
시발 내가 너 좋아하면 안되냐? 내가 너 좋아하면 안되? 내가 너 좋아할 수 도 있자나? 이런 시발 니미 세상 젖같은 것들이 왜 나한테 지랄들이야! 그래안그래!!?
악마를 보았다 관람평
지금봐도 세련된 영화 짱짱
비 오는 가을밤에 잘 어울렸던 영화
달콤하지 않은 인생을 달콤한 영상으로 표현한 수작. 심리와 상황에 따른 구도와 영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다만 다소 급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환상적이나 논리적이지는 않다.